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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순간을 붙잡지 못한다면 그 순간은 그저 ‘하나의 순간’에 불과할 뿐이야. 그런 인생은 단지 의미 없는 시간의 흐름일 뿐이라 생각해. 주어진 생명이 다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뿐인 순간들의 합."
"하루, 또 하루. 수많은 가능성, 수많은 권태, 선택이 전부일 수도 있다. 선택이란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해피엔드로 끝날 수도 있다.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길은 늘 앞으로 뻗어 있다. 우리는 싫든 좋든 그 길을 지나가야 한다. 우리는 그 길을 어떻게 지나가는가? 지나가는 도중에 누구를 만나는가?"
모멘트 | 더글라스 케네디, 조동섭 저
로맨스스릴러소설. 긴 추석연휴 부담없이 술술 읽히는 책으로 하나 고른다. 이 작가가 워낙 유명하다해서 셋트로 구매해 읽는데.. 이 저자의 특징일까. 빅픽처라는 책도 그렇고, 모멘트도 그렇고 생각보다 도입 배경이 너무 긴건지 루즈한건지 본격적인 내용이 전개되기 까지 꽤 인내를 갖어야 했다. 빅픽쳐는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모멘트 라는 책을 끝까지 읽고 다시 인내를 붙잡아 그의 다른 남은 책들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처음 배경묘사가 길어서 좀 힘들었지, 그 뒤부터는 아주 숨가빠르게 하루만에 몰입하여 휙 읽어나갈정도로 전개가 빠르다.
모멘트. 배경은 배를린. 아직 동독과 서독이 나뉘어 있는 1980년대. 동독에서 넘어온 독일번역가여자와 미국에서 온 미국작가남자와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이야기. 한 눈에 뿅하는 그리고 시대배경상 예측가능한 뻔한 러브스토리를 나름 각각 주인공의 시선으로 박진감있게 다루었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상대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했다며 스스로 자책하는 여자, 자신을 배신했다 생각해 설명할 기회마저 주지 않고 여자를 버리는 남자. 사방에서 서로를 밀고하고 감시하는 시대인지라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해야 할까. 당시 그들의 감정은 서로에게 진실했을지 모르나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을 선택한거다. 우리는 다 그런 존재가 아닌가. 서로를 사랑한다하지만 엄밀히보면 그 사랑의 갈구도 자기자신의 필요에 의한 것이지 않은가. 몇 년 전, 미국에서 만난 나이 지긋하신 한 멋쟁이 아주머니가 나에게 말했다. 결혼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해야 하는 거다. 라고. 그땐 잘 이해가 안 갔는데, 한두살 더 먹고 보니 얼핏 알 듯도 하고...
과거가 모여 현재가 되고 미래를 이루는 순간순간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그 후회는 그들의 평생에 심지어 결혼생활마저 영향을 끼친다. 그저 로맨스이야기로만 읽을 나같은 독자들을 위한 건지, 작가는 의도적으로 명백하게 순간에 대한 의미를 적어내었다.
"이 모든 것의 한가운데에…… 순간이 있다.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순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순간, 우리 앞에 놓인 순간.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코 얻을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알려 주는 순간. 우리는 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주 짧은 찰나라도 순간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을까?" 모멘트 中 | 더글라스 케네디, 조동섭 저
억지로 moment란 개념을 끼워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긴하지만, 선택의 연속선상에 있는 삶이라는 무대에 서 있다면, 곱씹어 생각할 볼만한 질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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