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한줄] 마음의 통제는 가능한가 -조지오웰의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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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is Peace.
Freedom is Slavery.
Ignorance is Strength.
George Orwell's 1984. 아주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1984년을 배경으로 1948년에 완성된 이야기. 인류의 존재 때부터 보여주는 계급사회, 권력의 유지, 정부의 언론통제, 언어개편을 통한 사고의 수립, 인간의 존엄성 등, 현재 2017년의 사회와 비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놀랍도록 현 시대의 여러 면모들을 예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마음의 통제, 감정의 통제에 대한 분석이 인상깊은 것이 아직도 그 여운에 숨이 가빠르다.
이에 대한 작가의 깊이있고 치밀한 파고듦은 본인이 오랫동안 내면 깊은 곳에 갖고 있던 궁금중을, 약간 나의 고민과의 방향성은 다르지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모습을 나름의 방식으로 파헤치는데 읽는 내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생각을 해서 하는건지 누군가가 내가 생각하게끔 만드는 건지.
어릴적부터 항상 의아해하고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나의 모습이 있었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무엇이며, 생각하는 대로 행동을 취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할 수 있다는 것. 예를 들면, 내가 팔을 들어야지 생각해서 팔을 들고 그 팔이 따라 움직여주는 모습 혹은 누군가와 어떤 일에 대해 대화를 하고 나의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행위 등.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내가 스스로 내 몸을 통제하는 그 일련의 하나하나에 나는 내 자신에 대해 항상 신기해하며 감격해왔다. 내 영과 육은 분리되어있는데 분리되어있지않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영혼육의 조화랄까.
이 소설은 철저한 당의 권력 유지를 목적으로 한 언론을 통한 그리고 신어를 통한 사고, 생각, 행동 그리고 더 나아가 감정의 통제를 당한 사회를 보여준다. 집단적인 사회는 빅브라더에 숭배하고 과거는 잊어버리고 오직 현재만 생각하며 그에 따른 행동을 한다.
"우리의 세계에는 공포, 분노, 승리 그리고 자기 비하 외의 감정은 존재하지 않아. . . . 아름다움과 추함의 구분이 무의미해질 것이고, 궁금증이 없어지고 살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은 없어지게 되겠지. 그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지속적으로 교묘하게 발전을 거듭하는 권력에 대한 도취는 항상 존재할 거야. . . . 지난 7년 동안 내가 자네를 상대로 연기한 한편의 드라마는 한 세대엣 다음 세대로 지속해서 재현될 것이네. 조금씩 더 교묘한 방법으로 말이지. 우리는 항상 이단자를 우리 뜻대로 하도록 만들 것이네." 본문 中
"... 그러나 인간의 본성마저도 우리의 작품이라네. 인간이란 한없이 순응적인 존재야." 본문 中.
하지만, 빅브라더라는 당체제에 대한 이중사고와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마음 깊이 내면으로 간파하게 되는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
하지만, 예상한대로 당에 들켜버리는 주인공. 그는 결국 그 여인에 대한 사랑을 배신하며 마음 깊이 빅브라더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난다. 그는 빅브라더에 굴복한 것인가. 아님 빅브라더에 의해 치유되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까.
그래도 빅브라더도 인정하는 것은 하나 있으니, 이는 아무리 여러면으로 통제한다해도 자기 내면의 이성적인 사고와 감정을 인식하는 존재는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엔 생명력이 있는 것이 승리할 것임을, 희미한 희망이 있음을 작가가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작가의 의도에 반하는 아주~~~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달아본다. 그렇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독서평을 작성하면서도 누군가가 감시한다는 느낌도 없고 맘대로 써도 날 고문시키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 약간의 안도를 한다.